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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셀프 퍼블리싱 교육’ 강의 노트 2013-10

여름 휴가 시즌도 막바지로 접어든 8월 말 어느 아침, 평소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이메일 한 통을 열었다. ‘전자책 셀프 퍼블리싱 교육’을 하루 과정으로 진행한다는 내용의 안내 메일. 하루만 투자하면 전자책을 혼자서 뚝딱 만들어 출판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준다는 의미로 접수했다. 별다른 성과도 없이 한 해의 두 계절을 또 흘려보낸 시점에, 마음의 짐을 덜고 가야겠다는 잠재의식이 즉각 발동했다. 제1회 교육 과정 신청 완료.


전자책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은 긍정적인 방향이다. 아직 익숙치 않아서 그렇지 조금만 노력해서 친해지면 독서의 편의는 물론, 저작·출판이 모두 간편해지고, 제작 비용은 절감되고, 잘하면 유튜브와 같은 놀라운 파급력까지 기대할 수 있는 매체라는 생각. 출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무한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이 대세다.


단번에 도사가 되겠다는 야심을 품고 2013년 9월 11일, 서울 상암동 DMC문화콘텐츠센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아카데미에서 열린 제1회 전자책 셀프 퍼블리싱 교육에 다녀왔다.
경향아티클 본부장이신 이동준 선생님께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가 넘는 시간까지 열강을 해주셨다.

 

 

♤♠♤♠  이동준 강사님은 홍익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예스24 콘텐츠 사업팀장, 웅진해피올 인터넷 서점 총괄팀장, 한솔인티큐브 오디언 기획팀장을 거쳐 한국출판인회의 산하 서울북인스티튜트(SBI) 마케팅 전임교수를 역임. 한겨레문화센터, 프레시안 및 대학 강의들을 통해 전자책 시대에 대비하여 모바일 콘텐츠 생산 및 전자책 실무 강의, 전자책 저자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대표 저서는 "전자책 시대, 저자는 어떻게 탄생하는가?"(도서출판 에밀, 2012).  ♤♠♤♠

 

 

<강의 노트 >

 

◎ 공부 vs. 위로의 한국 출판시장
한국의 출판시장 규모는 연 8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출판 내용을 보면 ‘공부’와 ‘위로’가 대세다.  IMF 경제 위기의 영향으로 1998년 이후 형성된 공부 시장 70%, 위로 시장 30%의 비율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다만 2010년 이후 주류 안정층 중심의 리스크 줄이기, 자기 개발, 교재로 구성된 공부 시장은 80%로 성장하고, 상대적으로 위로와 오락 시장은 20%로 다소 감소했다. ‘책’이라고 하면 보통 지식과 교양의 보고인 인문서를 떠올리지만, 인문서의 자리는 매우 좁다. 한국인은 성공을 위한 공부를 위해 책을 사고,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지친 마음을 위로받기 위해 다시 책을 구입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 고전은 전자책으로 읽는다  
전자책 시장을 주도하는 3대 분야는 장르문학, 자기개발, 고전이다.  전자책의 경쟁 상대는 종이책이 아니라 게임, 영화, TV 같은 매체다. ‘30초 스토리’로 승부해야 하고, 비용에 민감한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이런 가운데 ‘고전’ 분야의 선전이 눈길을 끈다. 1970~1980년대에 전집, 혹은 문고판으로 출판되었던 󰡔데미안󰡕, 󰡔에밀󰡕 등 저작권 소멸된 고전 도서의 무료 혹은 값싼 보급이 청소년 필독 도서 수요와 맞물려 나타나는 현상이다.
구텐베르크 프로젝트(gutenberg.org) 사이트에 가면 철학, 문학, 역사 등 인문사회 분야에서 저작권이 소멸된 사후 50년이 지난 작가들의 방대한 분량의 작품을 통째로 공짜로 다운받아 볼 수 있다. 이렇게 제공된 텍스트를 번역해서 얼마든지 자유롭게 출판할 수도 있다.

 

 

◎ 전자책 시장 무료 도서로 키우자
한국의 전자책 시장은 아직 형성 단계다. 전자책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무료/저가형 상품이 더 많아져야 한다. 무료 도서는 시식 같은 거다. 무료 도서가 있어야 시장이 북적거리고, 맛을 보고, 맛을 알아야 구매자도 생긴다.
미국의 경우, 1971년부터 전자책의 제작·유통을 시작해서 이제 어느 정도 소비시장이 형성되었는데도 여전히 무료/저가형 상품에 유료 도서를 일부 얹어가는 판매 구조를 유지한다.
자료의 무료 개방이 도서 판매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전자책 기기 아마존킨들의 성공 비결은 파격적인 무료 도서 제공이다.
파울로 코엘료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연금술사"를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게 제공했다. 이 책은 전 세계 18개국에 번역 소개되었고, 4,100만 권 이상 팔렸다. 
베스트셀러를 만들기 위해서, 처음에는 무료로 도서를 개방한 후 베스트 도서가 되면 가격을 붙여 파는 전략적 마케팅을 적용하기도 한다.

 

 

◎ 도서정가제와 전자책 가격 정책
한국의 도서정가제는 자칫 전자책을 비롯한 출판시장 성장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도서정가제는 신간 18개월 동안 10% 이상 할인, 10% 이상 적립을 법으로 금하고, 전자책 가격을 종이책의 70% 이상으로 규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ISBN ‘실용’ 분야 분류 도서의 경우, 신간(발간 18개월 이내)이라도 무제한 할인이 가능해서, 소설을 실용서로 분류하는 편법이 성행하기도 한다. 
다양한 가격대의 독자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연한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

 

 

◎ 전자책 출판 기획
출판 기획 유형을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1) 저자 결합형 출판(주로 문학)
 2) 기업 결합형 출판(자서전, 기업 경영 원칙, 가치 전달 목적, 대량 구매 보장)
 3) 커뮤니티 결합형 출판(커뮤니티 안에 독자 모여 있어 판매 규모 예상 가능)
 4) 잡지/ 강의/ 인터뷰/ 영화/ TV 콘텐츠 등로 출판하기    
이제 책은 쓰는 게 아니라 기존 자료를 편집해서 만든다.

 

tip 1. 서점 도서 분류의 다양한 조합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분류를 만든다.
가령 ‘청소년+자기개발’, ‘여행+역사+만화’와 같이 하나의 대분류를 다른 대분류의 소분류로 편입시키는 방식만으로도 새로운 컨셉트의 기획이 가능하다.
"삐뽀삐뽀 119소아과"는 ‘가정+의학+사전’의 컨셉트 기획에서 탄생했다. 이런 사전류 개발은 잘 만들면 효자 상품이 된다.

 

tip 2. ‘성공 사례+조건 변화’의 헐리우드 피칭으로 도서를 기획한다.
헐리우드 피칭이란 과거의 성공 사례에 새로운 상품의 차별성(변화된 조건)을 결합하여 제시하는 방식이다. 가령, 영화 「에일리언」은 “우주선의 조스”라고 소개할 수 있다. 

 

 

◎ 인터넷서점의 성장에 따른 변화
한국의 인터넷서점은 2007년 7,440억 원 규모에서 2009년 1조 1천억 원 규모로 급성장했으며, 매출 규모는 현재까지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과거 오프라인 서점을 중심으로 도서 판매가 이루어지던 시절에는 서점 평대에 깔린 신간도서에 구매가 편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서점 MD의 영향력이 대단했다.
최근에는 독자들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사상·감성·지식을 직접 검색하여 인터넷서점에서 도서를 구매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신간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팔리는 롱테일 시장이 형성되고, 구매 분산의 경향을 보인다.

 

 

◎ 전자책의 제작과 마케팅
도서명=검색어. 도서명 작성이 전자책 마케팅의 핵심이다.   
도서명은 독자의 언어에서 선택한다. 익숙한 단어를 선택하여 새로운 조건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핵심어 선택 시, 반드시 웹문서 검색으로 검색 건 수가 충분한지 확인하고, 같은 의미로 더 많이 쓰이고 있는 용어가 있으면 그 용어로 바꾼다.
󰡔일 잘하는 사람보다 말 잘하는 사람이 이긴다-말하는 법 1%만 바꿔도 인생이 90% 바뀐다󰡕는 󰡔기적의 화법󰡕이라는 도서의 제목을 바꿔 도서 판매를 성공적으로 이끈 사례다. 제목을 구체화하고 쉽게 풀어준다.
‘혼·창·통’ 같은 낯선 조어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쓸 수 있는 기업형 출판에서만 성공할 수 있다. 
도서의 부제에는 핵심 검색어를 모두 포함시키는 게 좋다.
도서명, 이미지를 포함하는 표지 설계와 함께 도서소개 자료의 작성이 전자책 마케팅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책소개는 A4 1/2쪽 분량으로 짧게, 핵심 내용/ 책의 효용/ 저자 소개 세 문단 구성으로 작성한다.
목차에는 반드시 소분류까지 빠짐 없이 포함시킨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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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도 2012년부터 전자책 서비스를 시작했다. 교보이북, 리디북스,메키아를 비롯한 각종 전자책 판매처와 온라인 도서관에서 50여 종의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의 도서를 만나보실 수 있다.


그런데 위에서 정리한 것처럼 전자책 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의 출판 시장에서 학문과 교양 분야는 일반 독자의 관심이 미치지 않는 특정 소수만이 찾는 매우 좁은 땅이다. 인문·사회, 그중에서도 한국학 분야의 학술서와 기초 자료 생산을 기본으로 하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이 전자책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어떻게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간단치 않은 숙제다. 다만 보다 많은 독자들이 전자책을 통해  한국학을 새롭게 만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